신은 죽었는가? 프리드리히 니체는 이미 19세기에 서양철학과 기독교에서의 형이상학적 개념으로서의 신의 죽음을 선언했다. 이후 칼 맑스는 종교가 민중의 아편이며, 지배계급의 이데올로기, 허위의식이라고 간파하였다. 한국에서는 1970년대의 고도성장기에 교회의 교인 수 증가와 교세 확대를 경험하였으나, 2000년을 전후로 하여 그 증가세는 둔화되고 감소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개독, 혹은 먹사 라는 조롱 섞인 말들이 난무하며 기독교와 교회의 설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이처럼 신이 보이지 않는 사회, 신이 없는 듯한 사회에서 우리 현대인들은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현대인들은 신 없이, 종교 없이, 교회 없이, 마냥 행복하고 평안한 삶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심화되는 한국사회의 경제적, 계급적 양극화 속에서 대다수의 평범한 보통사람들은 언제 나락으로 떨어질지 모르는 불안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상황에서 저자는 기독교 교인으로서, 신학자로서, 그리고 한국의 여성으로서 교회와 가족, 사회, 세계 속에서 살아가며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차분히 서술하였다. 때로는 날카로운 문제의식으로 때로는 가슴 뛰는 열정으로 다양한 사회 현상과 문제들에 대해 여성신학자로서의 분석과 성찰 그리고 기도와 같은 희망을 제시한다.
저자 이난희는 아직 나라의 정치도 사회도 가난하고 얼어있던 1968년 11월 추운 겨울에 경기도에서 태어났다. 중고등학교를 수원에서 다녔고 모범생이며, 문학을 좋아하는 시절을 보냈다. 이화여자대학 영문과에 진학하며 서울로 이사하여 그 후 줄곧 서울에서 살고 있다.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이 일어난 해에 대학 1학년이었고, 이후 이한열의 죽음을 목도했다. 시대와 사회의 아픔에 공감하며 학생회 활동을 하였고, 데모와 최루탄의 고통도 겪었다. 영문학 전공이면서도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열심히 읽었고, 기독교와 마르크시즘, 철학 분야의 책들을 읽었다. 이후에는 기독교신앙과 여성문제, 성차별의 문제에 집중적으로 관심을 가져서, 한신대 신학대학원에 진학하여 공부하였고, 목회학 석사, 여성신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이후 한신대학교 강사로 강의하였고, 기독교여성단체 등에서 직장생활을 하였으며, 다수의 영어 원서들 번역 작업을 했다. 지금은 신앙과 사랑 속에서 하나님의 자녀로 당당하게 그리고 행복하게 사는 일에 관심을 갖고, 교회 생활과 연구와 글쓰기에 집중하고 있다